오픈때 찔끔 하다가 돌아와서 거의 뉴비라 이번 이벤스 처음 보는데
진자 줫나 슬프네여...

"넷째 날에 사람들을 배웅하고 나면 동방 대륙으로 돌아가? 정확히 어디로?"
넷째 날은 오지 않아.
"아니면 우리 족쇄로 연결할까? 그럼 내가 널 보러 갈 수 있을 거야."
너는 이곳에 있으면 안 돼.
"...나 진짜 재밌게 놀았어. 이 묘회 행사 정말 즐거웠어. 너희 내년에도 와줄 거야? 내년에는 나도 소원을 생각해 낼 수 있을 것 같아..."
...내년...
잉잉은 손을 뻗어 그녀를 감싸 덮고 있는 보라색 꽃잎들을 부드럽게 쓸었다. 바람결 같은 떨림이 퍼져나가 등나무가 잘게 울었다.
"우리 잉잉은 등나무 밑에서 태어났어요. 꽃선녀로 자라 묘회에 오는 여러분 모두의 소원을 들어줄 거랍니다."
연꽃 오리탕과 도화주를 내오며 여사님이 자랑스레 말하면, 등나무 여관의 손님들은 술잔을 기울이다가도 호기심을 반짝이며 목을 빼고 보았다. 주방에 있는 잉잉은 수줍게 웃으면서 빼꼼 하고 감질나게 얼굴을 보여주었다. 그녀의 얼굴이 사라지자 아앗 하는 탄식이 퍼져나갔다.
"꽃선녀를 보고 싶으면 등나무 여관 특제 자등전을 주문하세요! 우리 잉잉은 그것만 가져다준답니다."
놓치지 않고 여사님이 외쳤다. 치잇 거리는 아쉬운 소리들이 들렸다.
"그건 터무니없이 비싸잖소!"
손님 하나가 콧방귀를 뀌더니만, 말과는 다르게 타악 하고 엽전 몇 문을 내려놓았다. 자등전과 도화주요, 외치자 네에 하고 여사님이 싱글벙글하며 얼른 대답한다. 잉잉은 피식거리면서 음식들을 받아다 식탁에 내갔다. 헤에 하고 손님들이 입을 벌리면서 올려다보았고, 잉잉은 싱긋 웃어주곤 다시 쏙 하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또 아앗 하는 탄식의 물결.
상술이어도 괜찮아.
잉잉은 바쁘게 요리하는 여사님의 옆을 총총거리면서 생각했다.
그녀는 특별할 것 없는 버려진 아이일 뿐이고 꽃선녀는 존재하지 않으며 수련은 헛수고일 뿐이라도. 화묘 거리를 지켜주는 등나무의 신은 진짜이고 소원 비는 사람들의 마음도 진심이니 언젠가는 모든 염원이 이루어질 거야.
[아이가 희망이 있는 곳에서 살게 해주세요
매년 새해를 기대할 수 있게 해주세요
저와는 다른 삶을 살게 해주세요]
꽃망울처럼 웃음을 터트릴 때면, 문득 그 포대기에서 읽은 소원이 떠오르곤 했다.
그러니까 그녀는 처음부터 소원을 품은 존재였고, 누군지 모를 생모의 소원을 이루어주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불공정한 일이지. 잉잉은 여사님과 화묘 거리가 키워주었다. 생모는 해준 것이 없었다. ...낳아준 것 빼고. ...고르고 골라 이 화묘 거리에 그녀를 데려놓은 것 빼고. ...절실한 마음과 전재산을 남겨준 것 빼고...
잉잉은 등나무 위에서 다리를 달랑거리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이렇게 걸터앉아 있으면 어느 날은 점쟁이가 달려와 내려오라고 외쳤다.
- 거기 있으면 위험해! 내 단약으로는 못 고친다고!
- 하하, 아저씨 단약으로 고칠 수 있는 게 있긴 해요?
다른 날은 전당포 주인이 발을 동동 굴렀다. 또 다른 날은 도박장 주인이, 또 다른 날은 무도장 주인이 애태우며 나무 아래에서 팔을 벌렸다.
아주 어릴 적에는 그 표정들을 확인하고 싶어서 일부러 기다렸던 것도 같다.
그러나 이제는 알고 있다. 그녀는 사랑받았고, 그녀는 진정으로 그들의 아이라는 것을. 그러니까 이제 등나무 위에 올라갈 때에는, 장막 같은 꽃들 안으로 깊이 몸을 숨겼다.
보라색 꽃이 흐드러진 등나무 가지에는 별처럼 많은 소원들이 달려 있다.
폭죽이 터지고 있었다. 기뻐하는 사람들의 얼굴 위로 화려한 빛과 그림자가 번갈아 내렸다. 그들이 품고 있는 기대와 불안처럼. 염원이란 하나하나 간절하여 가슴이 떨렸다.
하나하나 전부 이루어 주고 싶어.
그러고 싶을 만큼 그녀는 사랑받았고, 꼭 그만큼 이 아름답고 가련한 세상에 돌려 주고 싶었다.
"별똥별이야!"
누군가의 외침에 그녀는 함께 올려다보았다. 밤하늘이 온통 환해질 만큼 밝은, 아름다운 빛의 꼬리.
잉잉은 흐드러지듯이 활짝 웃었다. 그녀를 둘러싼 사람들도 모두 만면에 미소를 띠었다.
저것 봐, 소원을 들어주는 별이야. 새해에는 정말로 모든 것이 이루어질 거야...
저러고 나서 죽음의 별이 시밤쾅 하고 다죽였다는 거잔아...
* 공식 카페 이벤트 참여용 닉네임 표기: 몬트로즈